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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 5초 추억 묻은 장소를 지나면 순식간에 소환된 기억들이 스포츠 경기의 하일라이트 필름처럼 머릿속에 주르르 나열되며 재생될 때가 있다 움찔해서 행동이 느려지고 머릿속 재생 영상에 잠시 빠져 머뭇거리게 된다 하지만 잠깐일 뿐 생각 접고 다시 걷던 길 걷는다 내는 암시랑토 않다, 중얼거리며 더보기
봄고픔 겨울 이제 막 도착했는데 봄이 고픈 것인가 더보기
불쑥 들어온 겨울 한동안 동네 어귀를 서성이면서 안 쪽을 엿보며 미적거리더만 이윽고 결심한듯 한 발 들이미는 겨울을 보았다. 더보기
노란 웃음 건너편 마루에 앉으니 해가 정면이다 하늘은 청명했고 오후의 가을 햇살은 따스했다 무심한 손길로 툭 치듯 바람 살짝 불면 은행잎들은 속절없이 우수수 날렸다 눈놀이하듯 두 팔 벌려 낙엽을 맞이하며 아이들 뛰어 다닌다 높은 옥타브로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 깔깔깔 그만 일어서려다가 그 소리 또 듣고파서 다음 바람 기다리며 다시 앉았다 눈이 아릴 만큼 파랬던 저 날의 하늘 더보기
어쩌다 콜라 탄산음료, 일 년에 몇 번 먹을까 말까 한다. 일부러 사먹지 않는 거야 물론이고 피자니 치킨이니 하는 것도 좋아는 한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먹지 않기에 콜라류의 탄산음료는 사실상 내 일상엔 없는 장르다. 하지만, 이따금 자다 깨어 목이 칼칼할 때, 일상에서 문득 갈증이 일 때, 물 벌컥벌컥으로 성에 안 차는 경우가 간혹 있다. 무자극 니맛 내맛도 없는 생수가 아닌 목 안을 싸~ 하게 때려주는 탄산을 딱 한 모금만 하고픈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마트 장을 보면서 콜라를 샀다. 페트병으로 사면 탄산의 양이 병 열 때 마다 소실되어 콜라의 의미가 없어지니 가장 작은 사이즈의 캔으로 한 박스. 냉장고 한 편에 가득한 콜라를 보니 와...이게 뭐야 사춘기 애도 아니고 콜라를 이리 재놓고 마신다고? .. 더보기
나무가 있더라 II 우포에서 만난 나무들 더보기
한 스푼 난폭한 계절은 깊은 우물처럼 끝이 안 보이더니 좋은 계절은 달랑 한 스푼 주고 끝 더보기
손편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이 곡 찾아보니 71년 곡이다. 가정마다 전화기 보급도 안 되어있던 시절이니 편지는 그야말로 너무도 흔하고 보편적인 연락 수단이었을텐데 그 말에 담긴 알싸한? 뉘앙스는 어느 정도 였을까. 요즘의 '문자할게' 정도 수준의 범용 멘트 보다는 그래도 진득했겠지. 요즘 시대상을 반영한다면 가을엔 카톡을 하겠어요~♪ 정도의 가사가 만들어질 수도. 손편지 따위 사라진 지 백만 년. 편지 하겠단 말에 담긴 아릿한 맛은 50년도 더 흐른 요즘 시대에 해야 맛이 날듯. 더보기
유튜브로 시간 떼우다가 어느 젊은 부부의 브이로그를 봤는데 둘 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생방이었나 보지, 시청자가 벌칙으로 장기 자랑 1시간, 어쩌고 하는 얘길 했다. 부부는 동시에 눈을 크게 뜨며 그게 왜 벌칙이야? 하루 종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데? 라고 했다. 역시! 흥부자들은 다르군. 내 속에 없는 인자중 하나가 '흥'이다. 장기자랑 1시간 or 현금 백만 원 내기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난 고민도 없이 돈 낼듯. 더보기
나무가 있더라 걸친 옷 훌훌 털어내고 뼈대를 살짝씩 드러낸 나무들을 본다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휙휙 틀어가며 복잡한 형상으로 뒤엉키며 뻗어나간 가지들의 그 섬세한 형상. 나는 쉬이 지나치질 못하고 찬탄하며 바라본다. 날카로운 펜으로 세밀한 터치로 그려낸 실핏줄을 보는듯하여 감탄하며 찍고 걷고 찍고 걷기를 반나절. 더보기
만추에서 만추로 안개 낀 가을 아침 짙은 가을색도 중화되어 차분해진다 만추(滿秋)에서 만추(晩秋)로 넘어가는 시간 때맞춰 뚝 떨어진 기온 이불 바꿔야겠다 더보기
아주 작은 연못 아주 작은 연못에 사는 아주 큰 물고기가 있을 수 있다 아주 작은 연못에 사는 아주 큰 물고기에겐 꿈이 하나 있는데 언젠가 비가 많이 내려 연못이 넘치게 되는 날 연못 밖 세상으로 나가 보겠다는 꿈이다 요즘 수익형 블로그 운영하는 분들의 복붙 글들이 너무 많이 달려서 댓글 권한을 이웃만 허용으로 변경하려 했더니 설정에서 그런 옵션은 없군. 관리자 승인후 오픈되게끔 하는 옵션은 있다만 그렇게까지 내 블로그를 폐쇄적으로 돌리고싶진 않기에. 아니? 지금 확인해보니 댓글의 '관리자 승인후 오픈' 옵션을 아예 없앴네? 지난 5월로 그 기능을 종료했다고 나오는군. 광고 블로그 운영자들의 무차별 복붙 댓글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겠단 거지. 이런 건 참 치밀하게 손 써 놨네, 카카오. 더보기
은행은행 은행 은행 또 은행 여기도 저기도 사방에 은행 가득 카메라 메모리가 노랗게 물들겠다 더보기
가을아침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 할까 말까 더보기
함안향교 hello yellow 더보기
이행 이행, 급격한 이행. 지난 주말 교외 나들이를 하며 남쪽은 역시 아직이군 했었다. 이번주, 출근을 하며 일부러 길을 돌아 가면서 단풍 진행 상황을 주시했는데, 월요일: 별 특이사항 없음 화요일: 응? 수요일: 어라? 목요일: 어어어? 갑자기 잰걸음이다. 빠르게 울긋불긋 진행중. 반가움과 조바심 함께 인다. 아울러 철렁하는 마음도 있다만 그건 후딱 접고 지금은 일단 즐겨야 할 때. 더보기
안개 아침 나무 가을 가을 아침 안개낀 강변에서 말라가는 나무들을 본다 김부선 - 아쉬운 이별 더보기
잊었지 뭐야 사라질 색깔과 풍경들 오지은 - 잊었지 뭐야 더보기
원래 그랬다 초가을 아침의 선선함은 꽤나 날카로워서 대충 입은 얇은 옷감 사이로 쑤욱 들어와 매운 손끝으로 피부를 훑는다 한기에 흠칫 놀라며 시월에 원래 이리 추웠나? 하며 고개 갸우뚱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해마다 그랬다 이른 아침은 원래 서늘했었다 내년 가을에도 아마 왜이리 추워? 할테지 더보기
80프로 몸살 유독 감기나 몸살을 거의 하지 않는 체질이라 독감주사도 학교에서 강제하던 접종외엔 평생 맞지를 않았다. 약도 물론 먹은 적이 없고. 나머지 신체 부위는 나이듦에 따른 통증이나 문제들이 자연스레 생기는 걸로 봐서는 타고난 건강체라 그런 건 분명 아니고 유독 감기류에 대한 내성만 강한 것이리리라 생각한다. 감기몸살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으니 마지막 몸살도기억한다. 서른 전후해 자취하던 작은 방에서 덜덜 떨며 누웠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래도 비슷한 걸 겪기는 한다. 3-4년에 한 번 꼴 정도는 몸살 확정의 임계 수위 80프로 지점 돌파! 같은 정도의 증세를 하루 정도 겪다가 자고나면 빠르게 회복되는 루틴을 겪는 정도가 내 인생의 감기와 몸살의 이력이었다. 최근 오랜만에 임계 수위 80프로 지점 육박을 겪었는데.. 더보기
마음이 시킨다 날벌레 하나 어른거림을 느꼈다 애써 무시하고 있는데 자꾸 눈앞을 오가니 '니가 명을 재촉하는구나' 나는 분연히 응징을 하리라 결심했다. 짐짓 관심없는 척 하다가 눈앞을 지날 때를 기다려 재빨리 손뼉으로 응징을 가하려는 찰나, 두 손바닥이 마주치기 0.03초 전. 나는 봤다. 심상치않은 색깔과 범상치않은 생김을, 모기가 아니다! 아...손으로 잡을 상대가 아니구나. 손바닥에 급제동을 걸었지만 멈추기엔 이미 늦었고 철썩 소리와 함께 상황이 종료되었다. 놓치길 바랐건만 어째서 이런 경우엔 한 방에 잡아지는가. 나는 손바닥의 잔해물을 두려워서 차마 보지 못했다. 으으....고통스런 신음소릴 내며 휴지 둘둘말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해선 찡그린 실눈으로 사체를 처리하고 화장실에서 손을 벅벅 씻으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더보기
반쪽 단풍 어차피 이른 시기라 단풍에 대한 기대는 없었고 일요일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면 늦은 오후 찾아오는 상실감과 허전함이 너무 크기에 억지로 길을 나서 계절 구경을 했다. 여기는 진주에 있는 반성 수목원. 일주일? 혹은 십여 일 후면 보기는 좋겠지만 그 때는 교통정체와 붐비는 인파가 있을텐데 어쩔까나 살짝 고민중. 더보기
소멸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소멸된다 대개는 오래된 것들이 우선적으로 사라지겠지 내심 잊고 싶었던 것들부터 소멸되면 좋으련만 더보기
댑싸리 어우러진 풍경 계절은 세로로 온다. 봄에는 아랫 동네 시작하고 윗 동네 이어 받고 아랫 동네 마무리하면 윗 동네 이어 마무리. 가을엔 또 역순으로 흐르고. 계절이 이렇듯 세로로 시차를 두고 움직이니 타임머신 타듯 시간여행도 가능하겠네. 더보기
sentimental lady Bob Welch - Sentimental Lady 더보기
홀로서기 같이서기 한창 피어나던 전성기엔 각자 뽐내기 바쁘고 홀로 서서 당당한 아름다움을 과시하지만 잎 떨어지고 시들해진 내리막이 되면 서로서로 손을 잡고 뭉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마지막까지도 홀로서기하던 친구들은 힘빠진 줄기가 몸뚱이를 지탱못해 땅에 길게 쓰러져선 흙에 비벼지며 생명을 다 하고, 손을 잡은 무리들은 꽤나 더 버티고 서서 마지막 정리를 할 시간을 가지더라. 더보기
보라연두 보라와 연두는 보색관계 빨다주귤노 노연풀녹초 청바파감남 남보붉자연 이리 외우면 평생 갈거라던 중1때 미술 선생님 생각난다. 더보기
세월의 속도 사람들 입에 밴 시간 참 빠르다 하는 얘기, 세월 잘 간다는 얘기이니 심심해서 찾아 본 세월의 속도 계산.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면 1년이니 지구 공전의 속도 계산. 초속으로는 대략 29km 시속으로는 대략 107,000km 숫자가 커서 감이 퍼뜩 안 오니 음속으로 환산하면 마하 88 속도 후덜덜하네, 이러니 세월이 후딱 지나고 빠를 수 밖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