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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보

바다 모음 추운 날의 바다 모음 분위기 잡고 커피 한 잔 같은 건 사치 후다닥 찍고 차로 피신하기 비쁘다 더보기
그럴 때도 있고 머릴 깎으러 갔다. 늘 가던 동네 미용실이니 별 다른 주문이 필요없지만 (사실 늘 같은 주문이다) 조금만 잘라 달라 했다. 이른 오전에 들렀는지라 다른 손님도 없고 보통 그렇듯, 동네 미용실 원장님은 늘 대화가 그리운 사람. 오고 가는 소통보다는 나는 간간히 추임새만 넣어주면 되는 일방적 대화의 장이 열린다 오늘의 주제는 보아하니 동네의 이기적이고 쫌스런 언니, 연이어 에피소드 줄줄, 나는 간간히 고개만 끄덕이거나 적당히 맞장구. 춤추듯 신나는 가위 놀림과 함께 속사포 랩처럼 빠른 대사 처리, 스토리 전개도 번개처럼 휙휙. 나는 안경을 쓰기에 자르면서는 벗고 있으니 거울로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깎고 있는지 잘 보이지가 않지만 느낌이 쎄 하다. 이윽고, 끝나고 머리까지 감고 보니 살짝 한숨이 난다. 왜 불.. 더보기
유튜브로 시간 떼우다가 어느 젊은 부부의 브이로그를 봤는데 둘 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생방이었나 보지, 시청자가 벌칙으로 장기 자랑 1시간, 어쩌고 하는 얘길 했다. 부부는 동시에 눈을 크게 뜨며 그게 왜 벌칙이야? 하루 종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데? 라고 했다. 역시! 흥부자들은 다르군. 내 속에 없는 인자중 하나가 '흥'이다. 장기자랑 1시간 or 현금 백만 원 내기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난 고민도 없이 돈 낼듯. 더보기
댑싸리 어우러진 풍경 계절은 세로로 온다. 봄에는 아랫 동네 시작하고 윗 동네 이어 받고 아랫 동네 마무리하면 윗 동네 이어 마무리. 가을엔 또 역순으로 흐르고. 계절이 이렇듯 세로로 시차를 두고 움직이니 타임머신 타듯 시간여행도 가능하겠네. 더보기
그 시절의 찌질 한 다리 건너 아는 이가 나이 마흔 넘어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단 얘길 들었다. 미혼도 많고 이혼도 많고, 40대의 연애가 흔한 시대니 드문 일은 아니다만 그 나이에 처음이라... 넘어야 할 산이 많겠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좋은 시간도 있겠지만 찌질하고 유치하고 다투고 울고불고의 과정도 있을테지. 아니 어쩌면 이런저런 사회경험과 인간관계를 겪으며 단단해지고 성숙해졌을테니 찌질의 과정은 건너뛸 수 있을지도. 더보기
그런 시간 여름에 좋았던 점 하나는 세수든 샤워든 하고나서 로션같은 화장품 잊고 살아도 좋았다는 거였다. 이제는, 얼굴이 살짝 땡기네. 뭔가 발라야 할 시간이 되었구나. 구석에 처박혀 먼지앉은 로션을 꺼내 바른다. 오랜만에 맡는 향. 늦은 밤 열어둔 창을 통해 바람 선선히 들어오고 찌르르 풀벌레 소리 들린다. 더보기
레드 짜깁기 레드 스틸 컴필레이션 더보기
1학년의 추억 이웃분의 1학년 시절에 대한 글 보고 생각나서. 학교 운동장에 1학년 모두 모여 커다란 꿀밤 나무밑에서 어쩌고 하는 노래와 율동을 며칠간 배우고 연습을 했고 결국 그 날이 왔다. 학부모 모두 불러 놓고 1학년들이 그간 배운 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공연하듯 선보인 것이다. 흙 폴폴 날리던 운동장, 그 촌스런 옷차림도 기억나고, 그 땐 왜그리 코흘리개가 많았는지 가슴에 옷핀으로 지른 손수건 기억도 난다. 모두들 율동에 열심이었고 그 시점에서 나는 키가 큰 편이었는지라 제일 뒤에 섰으니 사람들 눈에 잘 띄었겠지. 아 진짜...부끄러웠다. 이런 유치하고 귀염뽀짝한 동작을 어른들 모아놓고 내가 해야 한다고??? 의 심경이었거든. 그 기억, 그 뒤에도 한동안 불시에 생각나면 몸을 부르르 떨어야 했다. 시간이 흘러 내.. 더보기
reflections of my life 휴가때 조금 강행군이다 싶을 정도로 다니기도 했는데 생각외로 컨디션이나 체력이 쳐지지 않길래 아직 나쁘지 않군 하며 기분이 좋았는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니 하루 회사 다녀오면 팔 다리는 다 찌푸둥, 저녁먹고 컴앞에 앉으면 졸리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휴가때 반짝 싱싱했던 건 기대감과 행복한 기분에 아드레날린이 과하게 분비되어 그랬나 봄. 은퇴 앞둔 말년의 운동선수가 스테로이드 복용하고 일시적으로 전성기 기량을 찾은 것과 비슷. reflections of my life 더보기
man in the mirror 이런 컨셉 장난에서 중요한 점은 어찌 화면 구성할까 하는 아이디어 짜내기가 아니라 누가 보면 무척 부끄러우니 후딱 하고 치우는 것이 더 중요함 더보기
핫 앤 콜드 여름에 외출시 커피든 차든 음료를 마실 일이 있으면 항상 차가운 걸 고르는데 반면, 집에서 마실 일이 있으면 언젠가부터 따뜻한 걸 마신다. 이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그러고 있더라. 집이 특별히 선선해서는 아니고 어쩐지 내 몸이 차가운 걸 반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연스레 포트에 물을 끓이는 자신을 문득 발견한거지. 겨울에도 차가운 먹거리를 달고 살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갔나 더보기
흐림만끽 종일 올듯 말듯 잔뜩 흐림. 먹구름도 없이 일정 톤으로 회색빛 가득한 하늘. 하늘 푸르고 화창한 날은 참을 수 있어도 이런 날은 컨디션 바닥이어도 나간다. 태생이 음울한가 봄. 이윽고 마주한 바다는 어디까지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경계도 모호하다. 여름 습함과 날씨, 바닷가라는 환경까지 겹쳤으니 눅눅함에 찝찝함 감수하리라 맘먹었는데 생각외로 공기가 뽀송하기에 의아해하며 계속 ㅡ.ㅡ? 이 표정. 희한하도다, 산뜻하게 우중충한 날씨. 더보기
-2 오늘 나는 두 살 어려졌다. 하하 싶었는데 회사 한 살 어린 직원이 내는 한 살 어려졌으니 우리 이제 동갑이네요? 하는군. 음.....이건 또 예상 못했네. 더보기
수납 이제는 철 지난 꽃들 기억창고로 수납중 더보기
모처럼 오랜만에 집콕하며 주말을 보낸다 거의 두 달만인듯 추천음악 나오게 대충 틀어둔 스트리밍 싸이트에서 i like chopin이 나온다. 아~ 싶어 반가운 마음에 앞에가 자리잡고 집중해서 들었다. 그 시절 처음 들었을 때 되게 세련됐단 느낌을 받았었고 지금 들어도 나쁘지 않다라 생각하면서 카테고리를 봤더니 고전음악이라 적혀있다. ㅎㅎㅎ 그렇네, 40년이나 됐으니 고전이라 불릴만 하다. Gazebo - I Like Chopin 더보기
기지개 기지개 좀 켰느냐 물었더니 시간되면 어련히 알아서 할테니 보채지 말라 하더이다 더보기
let's stay together Al Green - Let's Stay Together 더보기
휴일소경 더보기
부산 초량 이바구길 친구가 초량에 이바구길이란 곳이 있다면서 골목과 계단이 볼거리가 있다며 가자길래 따라나섬 흰여울길 간 걸음에 다음 코스로 들렀는데 저 계단이 168계단이다 걸어 오르며 좌우의 볼거리들을 볼 수도 있고 깜찍한 모노레일로 오를 수도 있다, 무려 무료임! 오를 땐 재미삼아 타고 오르고 내려올 땐 계단참에 휴게 공간과 카페들이 있으니 걸어내려오길 추천 이 작품, 실제 도시경관이 자연스레 투영되어져 너무 어울리고 잘 만들었다 취향저격 계단 중간중간에 이렇게 깜찍한 2d 미니어쳐 집들이 있는데 단보 놓고 찍으면 딱이겠다 싶음 아이디어 부재가 낳은 망샷 여기 도착했을 때 너무 피곤했던 지라 다 둘러 보지도 못했고 사진도 찍는둥 마는둥했는데 카페나 베이커리들이 계속 연이어 있어서 젊은 친구들 인스타용 빈티지 갬성 사진.. 더보기
광합성 초록이 여전히 예쁘다만 5월 보단 채도가 빠졌고 숨이 많이 죽었다 볕 잘 받는 자리에서 광합성 좀 하라는 배려 잔인한 질문 사람곁에 나무, 그게 휴식이란 걸 고대인들도 생각했단 거지 뉘 집 정원인지 참 풍성 초록속 산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