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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아 무척 오래 알고 지냈던 이를 수년 만에 만났다. 친분있는 사이니 격식차린 인사도 필요없이 지난 주 만난 사람 또 만나듯 자연스럽게 마주했고 근황 주고 받으며 커피 한 잔 했는데, 대화도 잦아들고 말없이 커피만 홀짝이는 시간이 되자 그가 불쑥 말했다. 당신은 어찌 생전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나?첨 듣는 얘기도 아니고 나도 익히 인지하는 바라서 그냥 멋쩍게 웃었다. 살면서 세상 하기 힘든 일중 하나가 용건없이 연락해서 어찌 지내나 하고 안부를 묻는 것이다. 손위든 아래든, 친분이 깊든 얕든 마찬가지다. 아이고 어찌 지내십니까. 식사는 하셨습니까.건강은 괜찮으신지요,담에 한 잔 (혹은 한 끼) 합시다. 등등의 인사를 건네는 것이 나는 무척 낯 간지럽고 오글거린다.이건 지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 더보기
travellin’ Jeremy Spencer Band - Travellin’ 더보기
9월을 맞는 창가에서 8월을 견딘 힘의 5할은 에어컨 덕이고나머지 5할은 아이스크림과 아아가 담당했다아직 여름 여운이야 남았다만칩거는 끝내도 되는 시간웰컴 9월 더보기
think of... 구름 사진 그간 숱하게 찍었다만하나만 고르라면 이 사진2010년 9월 어느 날 박건 -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더보기
sorry 워낙 명곡이라 자기 버전으로 새로 부른 가수도 많고커버곡도 넘쳐나지만 오리지널 제외하면이 분이 부른 게 좋아서 Lydia Gray -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더보기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해원 -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더보기
연화 우연한 조우에 가슴이 철렁 쉽게 허락하지 않는 그대와 즐기려면내가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할까맘을 다잡고 감상에 나선다한 장 찍고 땀 훔치고또 한 장 찍고 땀을 훔친다삼복염천의 계절보다 더 뜨거운 속내를 지녔으니이리 짙은 분홍으로 반듯하게 피었겠지그럼에도 화려하다라고만 평하는 이가 없음은그 이면의 고아한 정갈함이 모두에게 읽히기 때문폭염의 시간임에도 따스한 차 한 잔이 생각나게 하는 그대 더보기
8월엔 배롱 한 송이의 배롱을 찍기 위해아침부터 나는 그리 땀을 흘렸나 보다 더보기
꿈을 꾼 후에 여진 - 꿈을 꾼 후에 더보기
버뮤다 삼각지 버뮤다 삼각지에서 보낸 하루 웹에서 본 유머글중에,세차하러 가는데 집과 가까워서차는 두고 세차장까지 걸어갔단 글을 보고하하 웃은 기억이 난다만주말에 내가 저지른 짓도 만만찮다. 이불 빨래하려고 빨래방 가면서 빨래는 두고 몸만 간 거지. 더 기가 막힌 건이불 보따리를 현관에 진작 내어놨었는데 정작 나오면서는 걸리적거리는구만! 하며 발로 쓱 옆으로 밀치고 나왔다는 거지.빨래방 도착하고 트렁크 열었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란.이게 오전의 일. 오후엔 카메라 들고 가까운 동네 한바퀴 돌았는데끝내고 차로 돌아오니 렌즈캡이 없단 걸 알았다.중간에 렌즈 바꾸느라 벤치에 딱 한 번 앉았으니거기가 확실하다 싶어 한참을 되돌아 갔다.가는 동안 막상 도착하면 없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벤치에 덩그러니 놓인 캡 발견!왕복 40분의 .. 더보기
그 바다는2 빈 화면에 선분 하나 쭉 그어놓고 바다라 한다.광활한 화면을 가득 채운 여백,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의 고운 색조합으로 된여백이 주는 공허함은 그 깊이만큼이나 다양한 상상을 부른다.즐겁거나 동화같은 상상은 없다.몰입해 들여다 보고 있다가 내가 하나의 점이 되어홀린듯 빨려들어가는 상상을 가장 많이 했다.그러다가 움찔해져서 소름이 순간 돋으면 이제 멍타임을 접을 시간.어이쿠 무셔라. 사진이나 찍자~ Sade - Smooth Operator 더보기
그 바다는 당신의 바다가 있소?있소. 가히 대양이라 부를만 하오?그 정도는 아니오.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진 망망대해를 볼 수 있소?수평선 대신 건너 해안과 작은 섬들이 보이오. 그럼 동해 한 번 다녀 오시오.알겠소. 더보기
drive 휴가시즌 여기저기서 타인들의 다양한 휴가얘기를 보고 듣는다.여행, 집콕, 평소 못했던 뭔가의 수행 등등. 어찌 보내든, 시간을 내 맘대로 조율하며 쓰고뭔가에 얽메이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로움그 자체가 좋은 것이니 남의 휴가가 부럽고 말고 할 것도 없다만, 이런 휴가 박람회에도 위너는 있다. 휴가 다녀온 혹은 휴가중인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은 바로!다 음 주 휴 가 가 는 사 람! 하하하하하하하 접니다😄 Cars - Drive 더보기
스마트한 생존가 누가?연꽃이. 연꽃에 대해 깊은 생각이 없었다만 막연하게 느끼던 감정은폭염속에 고고하게 피어 청초함을 자랑하는 순수함의 이미지였다. 주말에 연꽃 찍다가 숨이 컥컥 막혀 그늘에 앉아 쉬며대체 어쩌자고 이런 계절을 골라 필까 하는 생각을 곰곰 하다가연꽃은 대단히 영리한 생존 전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동물도 그렇지만 특히 곤충과 식물은 번식에 평생을 바치고그 완수를 위해 일생을 건다. 이런 생태계 시장에서대다수 꽃들은 봄 가을에 핀다.여기에 덩달아 뛰어 든다면 레드오션에서 박 터지는 경쟁을 해야지만연꽃은 모두가 피하는 여름에 핀다. 틈새시장 공략이자 블루오션 아닌가. 번식의 주요 매개자로 활약하는 곤충과의 상성 또한 좋다.나비 벌 잠자리등은 여름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다.얘들뿐 아니라 사실 모든.. 더보기
fragile how fragile we are Sting - Fragile 더보기
설렁 한 페이지 비지땀 흘리며 옷은 후줄근하게 젖고이게 무슨 사서 고생인가를 연신 중얼거린다.줄줄 흐르는 땀에 연신 짠 맛을 느끼며어떻게 찍을까 궁리하는 마음 절반어서 끝내고 피신할 궁리하는 마음 절반. 연꽃 사진에 동반되는 예외없는 기억이다만,이번엔 아침 일찍 들르기도 했고폭우 여파로 접근 통제를 해서 잠깐 찍다 철수한 덕에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편해서 좋았다 여기면서도 예년의 그 악전고투가 막상 생략되니허전하다 여겨지는 마음,알다가도 모르겠다.연꽃의 페이지가 이렇게 넘어간다. 더보기
쉬었다 가게 Etta Mae Hartwell - Don't Forget Me 더보기
짝사랑이 끝나고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엄마가 딸에게 하는 흔한 멘트가 있다. 결혼해서 나중에 지 같은 딸 낳아봐야 ....어쩌고 저쩌고.우리집도 예외가 아니어서딸에 대한 한숨섞인 원망을 쏟아내던 그 시절의 엄마는답답함에 자주 눈물까지 쏟았다. 대문자에 굵은 볼드체로 E임이 분명한 엄마와소문자i 딸은 긴 시간 불협화음을 냈었다.딸이 십대와 이십대를 거치는 동안늘 티격태격이거나 냉전모드, 그리고 소통의 부재. 이제 딸은 오십을 훌쩍, 엄마는 팔순을 훌쩍. 딸은 사회인,아내,엄마의 역할을 차례로 거쳤고 엄마는 진작에 다 거친 그 과정위에 할머니의 역할을 얹은지 오래.시간은 서로를 조금씩 둥글게 다듬어줬고함께 지켜보거나 치러야 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다.공유할 수 있는 감정과 이해가 늘어나니관계도 자연스레 회복되었다.그리고 이.. 더보기
피서중 집에서 도망나와 피서중.전에도 썼다만 칠월은 연중 가장 괴로운 달이다.공휴일 하나 없이 꼬박 31일이란 점에서 유일한 달이고날씨는 장마 아니면 폭염.참으로 인정머리 없도다. 더보기
그날들 Ludovico Einaudi - I Giorni 더보기
만개한 여름날 Maximilian Hecker - Summer Days In Bloom 더보기
고양이가 산다 고양이가 산다누구나의 가슴속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산다남의 속에 들어앉아 있으면서도마치 자기가 주인인양 제멋대로 구는 존재내가 제어 못하는 내 감정들내 욕망, 이기심, 욕심일 수도 있고내 단점과 위선일 수도 있고또는 맘을 앗아간 사랑일 수도 있고어떤 형태로든 산다내 안에 속해 있어도 내 맘대로 제어가 안 되는 것누구나의 가슴속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산다 Beatles -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더보기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꽃을 찍는다.수국도 장미도 금계국도 연꽃도 코스모스도 동백도.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재재작년에도,이러길 대략 5년.이 정도 했으면 이제 나를 알아보려나. 어이~ 왔는가.잘 지냈나? 올해도 여전하구만. July - In Love 더보기
폭염의 바다 폭염주의보가 내렸다이런 날 바다를 왜 가나?물놀이 할 것도 아니고 해변만 서성거린다면 쪄 죽을 일만 남는다.해는 뜨겁고 습한 기운에 숨 돌릴 그늘 하나 없으니후줄근하게 젖어버린 옷, 땀 범벅, 소금기 머금은 해풍에 찝찝함 가중. 무엇이 이 고행을 가능하게 하는가,트인 바다를 봄으로써 눈과 마음이 무형의 충족을 얻는다?바다 보며 휴식했다 라는 자기최면적 위안?이런 것도 날씨 봐가며 해야지 아이고....어쨌든, 못 끝낸 숙제처럼 맘에 도사렸던 갈증은 풀었으니여름 바닷가를 거닌다는 낭만따위는 한동안 잊고 살란다. 더보기
高雅 절정은 벌써 지났지만 주홍빛 여전히 매혹적이다저리 가녀린데도 여전히 곧은 자태때에 따라선 고개 숙일 줄도 아는 유연함고아한 그대 Scorpions - What You Give You Get Back 더보기
외로운 술잔 비오는 저녁엔 이런 곡 오래전 배캠에서 배철수 아저씨가게스트를 초대해 얘기 나누다 했던 말.게스트의 가창력을 칭찬하면서 '나는 노래는 못해요. feel로 부르는 거지' 아무도 그를 가창력 좋은 가수라고 여기진 않겠지만성량이나 기교 뽐내지 않고 편안하게 부르는 그의 창법은 매력있다. 여기서 자칫, feel 전달에 너무 몰입해서 감정과잉으로 흐르거나절절하게 부르면 바로 마이너스 90점. 배철수 - 외로운 술잔 더보기
50 플렉스 생각지도 않은 목돈이 생기게 되었다. 250 정도. 횡재는 아니다. 적금 찾는 것이라서. 자신이 넣은 적금 만기도 몰랐냐 물으신다면, 나는 작은 금액으로 나눠서 몇 개를 들고 자동이체에다가 주기도 1년 2년 기분 따라 정하기에 일일이 기억하긴 힘들다. 하여튼 그래서 한동안 행복했다. 이걸 어디 쓰나? 사고픈 건 딱히 없고 뭔가 표를 좀 내긴 해야겠고, 행복한 며칠간의 고민을 하는 와중에, 며칠 전, 처음으로 에어컨을 켰는데 찬바람이 안 나온다. 서비스 불렀더니 대략 비용 60만 원. 13년차인 에어컨인데 운이 없구나 ㅜ.ㅜ 바꾸긴 이르다 싶었지만 결국 새 걸로 사기로 했다. 수리했다가 1,2년 후 그 부위가 또 문제 생기거나 다른 부위 이상이 생긴다면? 해서 토요일 새로이 설치를 했다. 생각지 않은 큰.. 더보기
기억의 쇼핑 사람들은 매일 기억을 산다나 또한 그간 구입했던 기억 혹은 추억이 서랍 속에 가득. 기억이라 하면 리얼 다큐의 느낌이고추억이라 하면 말랑한 드라마의 느낌이다.멜랑꼴리한 것, 보도자료처럼 딱딱한 것,저마다의 빛깔을 가진 이 조각들을 만지작거릴 때는주석처럼 딸려나온 사진들이 기억을 보조한다. 기억엔 삭제 버튼이 없어 내 자의로 지울 수가 없으니서랍은 갈 수록 무거워질 테지만자연스레 소멸되는 것들도 꽤 있으니 과부하가 걸리진 않으리라.주말이니 장바구니 들듯 카메라 들고 기억 하나 사러 가야지? Scorpions - Maybe I Maybe You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