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교외 길 걷고있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 들린다.
키 큰 코스모스 수풀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가을 정취에 흥이 돋은듯 목청껏 볼륨도 크다.
소질은 없어보인다만 열심히 부르는구나.
하는 찰나에 순식간에 커브길을 돌아나온 그 가수는
복장 갖춰입고 자전거 타던 중.
나를 발견하고선 움찔,
나 또한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고 움찔.
노래 멈추고 민망한듯 고개 숙인채
후다닥 지나는 그에게 나도 어쩐지
미안해서 얼떨결에 엄지척.
스쳐 지나는 그의 옆모습 씨익,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 보고 나도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