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갔던 몇몇 카페가 대부분 레트로풍 컨셉의
카페였던지라 전시품엔 항상 구형 카메라들이 있었다.
예전이었으면 유심히 봤을텐데 이젠 뭐 시큰둥.
사진 하나 담지도 않았다.
나는 원래 it나 전자장비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그간 관련기기들에 쏟은 시간과 정성이 상당하다.
노트북 컴 모니터 오디오 카메라 태블릿 mp3등등
업그레이드에 옆그레이드,충동구매,
호기심 쇼핑, 시행착오와 폭망의 역사가 한가득이다.
당장 카메라만 해도 숱하게 명멸해간 여러 브랜드부터
내가 쓰는 기종내에서도 수많은 렌즈와 악세사리가 있고
냉전시대의 유물부터 최신품까지 스펙트럼도
다양해서 내 호기심은 끝없이 확장되어 나갔다.
지금이야 보편화되었지만 이베이란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에 직구까지 해가며 난리브루스를 쳤다.
관심없는 분들에겐 헐...싶은 이야기겠지만
가방과 삼각대만 해도 각각 수십 번 바꿈질을 했다.
자기 맘에 딱 맞는 악세사리는 한 두번에
구매되는 게 아니거든.
그래서 지금은 만족하느냐 하면 전혀 아니다 하하.
다행이 이제는 젊어 한 때의 추억으로 묻고
얌전히 조용하게 지낸다.
이제 돌이켜 보면 그리 열정을 퍼부었음에도
어느 한 분야, 하이 클래스 유저로 올라서질 못했으니
지난 시절을 관통하는 한 마디로
삽질의 추억이라 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들과 정성, 돈이 희생해준 덕분에
정보와 경험을 얻었으니 됐고,
또한 무엇보다도, 그러는 시간 동안 나는 즐거웠다.
정서적 풍성함과 만족도 덤으로 누렸으니
그걸로 됐다 라고 자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