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시각은
원래는 저녁 6시 정도인데
이따금은 조금 일찍 나서서
가는 길목에 있는 공원에 들러
잠시 쉬었다 가곤 한다.
늦은 오후의 햇빛이
공원의 곳곳을 내리 쬐는데
빛의 온도와 각도가 그 시간에
참 아름다워서 요즘엔 매일 가고 있다.
열기도 가시고 밝기도 누그러져서
따스함과 온화함만 남은 빛이
머리위에 해가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각도로 잎들 사이로 벤치 사이로 나무 사이로,
꼼꼼하게 어루만져 주는 모습을 본다
이따금은 나무가, 보도블럭이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빛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학생들,
- 웹상에서 유행하는 어투를 육성으로 듣는 신선함.
강아지 데리고 산책 나온 썬글라스 낀 아줌마
- 항상 마주 친다. 당연하겠지. 같은 시각에 늘 산책을 할테니.
소주 한 병 들고 앉은 남루한 차림의 중년남,
- 힘든 하루를 보냈음을 짐작케 하는 그 표정.
귓속말 주고 받으며 껴안듯 붙어 앉은 커플,
- ㅋㅋㅋ 하는 웃음소리, 이따금 가벼운 뽀뽀도.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한 시간들.
출근하기 싫어진다~
George Benson - The Lady In My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