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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빛망울과 안내섬광



























































눈을 감고 눈꺼풀 위를 지그시 눌러주면

분명 백퍼센트 암전이어야 하는데 뭔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늘 같은 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나의 경우, 가장 자주 보는 패턴이 있는데

타원형의 동그라미가 여러개 등장해서 천천히 유영하듯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 원들은 각자가 사이즈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데 중심은 보라색이고 테두리는 좀 더 짙은 

보라인데 감상하고 있자면 신비롭고 환상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또 가끔은 선분과 도형으로 질서정연하게 구성된 화면도 

등장하는데 마치 이쁜 벽지의 패턴을 보는 느낌이다.


여하튼 화면에 뭐가 나오든 공통점은 

배경은 항상 검정이고 화면 구성 요소들은 끊임없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움직인다는 것 정도이겠다.


가끔은 그 신비한 영상을 보는 재미에 빠져들어

한참을 눈을 누르고 누워 있기도 한다.

이걸 처음 본 것은 열 살도 이전이었는데

40년이나 지난 지금도 상영되는 작품이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긴 하다.


어쨌거나

이것의 정체를 모를 땐

내 뇌가 뭔가를 상상하고 착각을 일으켜

일종의 환시를 보여주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이것은 안내섬광이라 하는 것으로

손으로 눈꺼풀을 눌러서 생기는 압력이

안구에 전기적 자극을 일으켜 생기는 증상이라고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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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빛망울이 잡힐 때가 있다.

보케라고 흔히 부르는 이것들은 여러 환경에서 

나오지만 특히 수면위에 빛이 반짝일 때

나오는 장면, 이 장면이 바로

위에 언급한 내가 가장 자주 보는 그 장면과

배색만 차이가 날 뿐, 거의 판박이다.

그래서 자주 찍는다.

색상까지 일치하는 장면을 언젠가는 만날지도 모르지.










Emeli Sande - Dad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