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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빌런들이 많다지만

 

 

 

 

이전 글에,
아침 출근길의 얌체 운전자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엔 그에 반하는 착한 운전자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편도 3차선 도로의 끝차선인 3차로가

직진금지,우회전 전용인 구간이 있다.
아침 출근 시각이 되면 워낙 우회전 차가 많아서

신호등 서너 개 전부터 3차로가 밀리는데

거리로는 대략 1킬로 가량 된다.

긴 정체줄이 이어지면 얌체짓 할 수 있는 포인트는 있기 마련이다.
끼인 차량들중엔 느린 반응으로 틈을 좁히는 차량들이 반드시 있으니 
잘 빠지는 2차선으로 신나게 달리다가 중간에 샥 새치기해도 되고,
또는 더 못되게 굴자면 마지막까지 2차선 간 다음 직진차선에서 
은근슬쩍 우회전 해버려도 된다.
그 시각의 체증때문에 교통경관이 간혹 서있지만 보고도 모른척 하거든.
아마 속으론 독려를 할 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우회전 정체가 조금이나마 분산되니깐.

얌체들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한계상황에서 정직한 운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다수는 그 밀리기 시작하는 정체줄의 제일 뒤에 묵묵히 합류한다.
아침 바쁜 시각, 그들이라고 안 바쁠까?
늘 다니는 길인데 얍삽이 포인트가 있다는 걸 모를까?

바보처럼 우직하게 줄의 꽁무니에 합류해서 

거북이 걸음으로 찔끔거리는 그들을 보면서, 
그래도 양심적인 운전자들이 월등히 많구나 싶어 안도가 된다.

바다에 잉크 몇 방울 떨어뜨린다고 바다색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정직한 사람들이 근간을 이루니 체계가 무너지지 않는 거지.

정직한 대다수가 소수 얌체들의 추태를 감싸주고 희석시켜 주는 셈이다.

 

운전을 하며 맞딱뜨리는 분노의 순간, 혀를 차게 만드는 순간들,

아침의 그 정직한 운전자들을 생각하며 감정을 추스른다.

진정해라, 상식적이고 매너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월등히 많다. 
저런 양아치는 일부다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