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나선 산책길에 차에 그림 그리며 노는 아이를 만났다,
화들짝 놀라서 움찔한 나를 보고는 아이가 말한다.
이거 엄마차고 엄마가 허락했어요.
이렇게 빠른 반응은 이런 상황에 이미 익숙하단 얘기겠지.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봄이었고,일요일 오후의 느긋함, 따스한 햇살,
그림 그리며 노는 아이, 무척이나 편안한 풍경 아닌가.
이걸 보고 세속적 걱정부터 했으니 참 멋대가리 없구만.
사람보다 큰 하트의 온화한 미소,
세로로 배치한 큼지막한 무지개의 구도가 주는 독특함,
그와중에 정확한 색 배열로 리얼리티를 강조.
태양은 콩알만 하고 강강술래하듯 강아지 나비 고양이가 감싸고 있다.
평소 좋아하는 것들 총출동 했나 보다.
관객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몰두해 있으니 프로구만.
봄이 오면 어린 화백의 새 작품을 또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