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백수해안도로
바다 사진을 자주 찍긴 한다만
좋아서 라는 감정 보다는 무섭다 라는 감정이 더 크다
저기 한 가운데에 대책없이 빠져버리면
어찌될까 하는 상상을 이따금 하는데
깊이 생각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을 때도 있어서 어우...하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현실로 탈출하곤 한다
하지만 무섭긴 한데 자꾸 그 곁에 서고 싶고 가까이 가고 싶다
내 상상력의 한계를 넘는 광활하고 거대한 자연앞에서
먼지같은 초라한 존재가 되어 압도당하며 느끼는
그 위압적인 힘의 이면에는 짜릿함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무서워 하면서도 공포영화를 보고
놀이기구를 타고 하는 것과 맥락이 닿는 데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