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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미한 시작

 

 

 

 

 

그 일은 항상 예정도 없이 있다가 
충동적으로 시작한다.

처음 시작은 가볍다.
시간 남는 휴일에 좀 해두지 뭐
하는 맘으로 시작했다가 
생각외로 일이 점점 커지고
할 일이 불어나더니 
종국에는 휴일 한나절을 하게 된다.

옷장 정리.

계절이 바뀜에 따른 침구와 옷 정리.
너댓 번 왔다갔다 넣었다 뺐다 하면 되겠지 뭐
하는 맘으로 시작했다가
하는 김에 이것도 정리하고 저것도 치우고
버릴 것 버리고 하며 일하다 보면,
  
진작에 평소 벼르고 생각해뒀던 묵혀 둔 사안들이
나 불렀나? 하듯 슬금슬금 생각나기 시작하고.

또 이왕 시작한 거, 중구난방 수납 말고
좀 체계적인 수납으로 바꾸기 위해
기존 정리된 것들도 새로이 넣었다 뺐다가...등등 끝이 없다.

 

한동안 안 입던 옷과 침구등을 보며
버릴까 말까를 고민하고,
아들 흔적이 남은 유아용 베갯잇이 
뜬금없이 나오는 통에 잠시 침대에 걸터 앉아
코 파묻고 냄새를 맡으며 생각에도 잠기고...

재촉하고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
하다가 쉬고 또 조금 만지다가 진도 안 나가면
피난민 보따리 풀어헤친듯한 난장판속에 누워

폰 만지작 거리다가 커피도 홀짝했다가 쉬엄쉬엄.

필연적으로 쓰레기 정리와 청소등도 해야하니
아침 먹고 시작한 일이 끝나니 오후 2시.

각 방의 옷장 3개 이불장 하나, 문 다 활짝 열고서

나의 사열을 기다린다.
뒷짐 지고 걸으며 오늘의 결과물 감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잘 했어! 뿌듯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