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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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겉돌기 시작하고 행간의 의미가 전달이 안된다.
분위기가 어색해졌고 대화는 자주 끊어지고
침묵이 흐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입속에서 맴도는 단어, 머릿속에서 나부끼는 생각,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감정, 이것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내 속의 것들을 온전히 전달할까
전전긍긍하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는 상황.
이 때, 얘기해 주면 된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시간을 두고 좀 더 생각을 다듬을 수 있고
감정의 과잉소모로 피로해진 뇌에 휴식도 줄 수 있다.
모든 대화를 끝장토론 형식으로 끌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니까.
이 말을 쓰기 위해선,
제대로 조립되지 않은 채 던져진 말들이더라도
모이고 모여서 큰 문맥은 전달된 상태여야 하고
세부적 조율사항들만 남겨졌다 판단될 때 라야 한다.
또한 회피의 느낌이 있는 말이라
상대도 은근히 동조할 거란 확신이 들 때 사용해야 한다.
'여기까지 하자' 라고만 하지 말고
앞에다 '일단' 이나 '오늘은'을 붙여야 효과가 좋다.
잘 쓰면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기에 좋은 말이다.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