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바라 보는 마음은 다 비슷하지 싶다.
충분히 자랐다 싶어도 아직 애로 보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젊은 자식은 늘 바란다.
부모에게서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받기를.
내가 아직 애인줄 아나
내가 다 알아서 한다.
이런 마음으로 20대를 살고 30대를 산다.
돌아 보면 나 역시 그랬지만
지금도 어머니와 나는 이런 대화를 한다.
따숩게 해갖고 자고 끼니 거르지 말고
날이 춥던데 겨울옷 꺼내 입고 어쩌고 저쩌고...
아이고 어무이요 알아서 합니다 쫌.
니가 아무리 나이 들어 봐라 내 보기엔 애다.
어쩔 수 없나 보지.
나 역시 내 아들을 보는 시각이 그러하니까.
분명 덜 여문 모습이고 이 냉혹한 사회의 기준에서 보면
애송이지만 그런 측면에서 아무리 얘길 해본들
크게 소용이 없다.
좀 깊게 얘기해 보면
어설프고 설익은 투성이의 생각들이 툭툭 나오는데도
다 알아서 한대.
피부에 팍 와닿아서 바로 현실에
적용해야 할 그런 조언에나 반색할 뿐.
아들은 자주 그런 걸 갈구한다는 걸 느낀다.
자기를 좀 믿고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해 줬음 한다는 걸.
나는 원래도 잔소리를 안하는 타입이고
어떤 측면에서 보면 방목에 가까우리만치
간섭없이 하고픈대로 하게끔 하며 키웠다 생각하는데
그 정도로는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의 성에 안차나 보다.
하긴 뭐 20대 때 나는 어디 그런 어머니 말씀
귀담아 들었던가?
그 심정 다~ 이해 간다.
그래서 앞으론 그리 하려 한다.
우려에서 나오는 이러니 저러니 하는 조언같은 거 좀 자제하고
그래, 니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는 마인드로 대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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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아들 운전 연수 시켜주느라 난 옆에 앉아 있는 동안 찍은 건데
당장 모레,
요즘 시간이 좀 많은 아들은 할머니 모시고
제주 여행을 다녀 오겠다며 렌트카까지 예약해 뒀다 한다.
참으로 기특한 생각이다만
아직 초보인 아들의 렌트카가 걸려서 택시 대절이 어떻겠냐며
이러니 저러니 얘기를 하다 보니
예의 그
이러쿵 저러쿵 → 내가 다 알아서 잘 할 수 있다
시스템이 발동되길래
그래~ 하고픈 대로 하라고 했다.
휴..앞으로 담배가 땡길 일이 조금 많아지려나.
Lee Oscar - Before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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