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공장장님,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직장때문에 주말부부신세이다.
주중엔 회사에서 잡아준 모텔에서 생활하며 출퇴근하고 주말엔 경북에 있는 집을 가는데
그게 이제 십 년이 되었다.
결혼생활이 삼십년 넘은걸로 아는데...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아내분과 통화를 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한 번, 점심 먹고 한 번, 마치기 임박해서 한 번.
그 전화가 마지못해서라거나 의무감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
정말 보고싶어서, 좋아서 하는 통화라는 게 느껴진다.
당연하게도 통화내용이 별 다른 건 없다. 아마 숙소가서도 할테니
하루 4번 5번일텐데 내용이야 뻔하지 않겠나.
난 또 이따금 일부러 옆에서 통화내용 엿들으며
신혼부분줄 알겄네...하며 놀리기도 하는데
씩 웃으며 아직도 그리 좋으시댄다.
하루 세 번의 통화가 주말부부라는 제한요소때문에 생긴 루틴도 아니다.
주말부부 되기전 내가 지켜 본 6년이라는 그 앞의 시간이 있었는데
한 집에 같이 살던 그 시절에도 그랬다.
그렇게 주중을 보내고 주말이면 견우직녀가 되어
둘이 같이 드라이브하고 외식하고 꽃놀이며 구경다니며 보낸다.
이따금, 회사일이 많아 토요일 출근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다.
토요일 마치면 저녁인데 그럼 허겁지겁 집 가면 밤이고 자고 나면 돌아와야 하는
아주 짧은 만남이 주어지니 그게 또 싫어서
그럴 땐 아내분이 토요일 마칠 시간 맞춰 편도 2시간을 달려 내려와서
여기서 1박을 같이 보내고 일요일 각자 돌아가는 스케쥴로 간다.
최근엔 일을 그만두셨지만 아내분도 그간 맞벌이 상태였었는데
그런 주말일정에 한 번도 예외가 없었으니
그 사랑이 일방이거나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것도 아니다.
내가 본 가장 금슬좋은 커플,
오래 오래 행복하시길.
우효 -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