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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시킨다 날벌레 하나 어른거림을 느꼈다 애써 무시하고 있는데 자꾸 눈앞을 오가니 '니가 명을 재촉하는구나' 나는 분연히 응징을 하리라 결심했다. 짐짓 관심없는 척 하다가 눈앞을 지날 때를 기다려 재빨리 손뼉으로 응징을 가하려는 찰나, 두 손바닥이 마주치기 0.03초 전. 나는 봤다. 심상치않은 색깔과 범상치않은 생김을, 모기가 아니다! 아...손으로 잡을 상대가 아니구나. 손바닥에 급제동을 걸었지만 멈추기엔 이미 늦었고 철썩 소리와 함께 상황이 종료되었다. 놓치길 바랐건만 어째서 이런 경우엔 한 방에 잡아지는가. 나는 손바닥의 잔해물을 두려워서 차마 보지 못했다. 으으....고통스런 신음소릴 내며 휴지 둘둘말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해선 찡그린 실눈으로 사체를 처리하고 화장실에서 손을 벅벅 씻으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더보기
반쪽 단풍 어차피 이른 시기라 단풍에 대한 기대는 없었고 일요일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면 늦은 오후 찾아오는 상실감과 허전함이 너무 크기에 억지로 길을 나서 계절 구경을 했다. 여기는 진주에 있는 반성 수목원. 일주일? 혹은 십여 일 후면 보기는 좋겠지만 그 때는 교통정체와 붐비는 인파가 있을텐데 어쩔까나 살짝 고민중. 더보기
소멸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소멸된다 대개는 오래된 것들이 우선적으로 사라지겠지 내심 잊고 싶었던 것들부터 소멸되면 좋으련만 더보기
댑싸리 어우러진 풍경 계절은 세로로 온다. 봄에는 아랫 동네 시작하고 윗 동네 이어 받고 아랫 동네 마무리하면 윗 동네 이어 마무리. 가을엔 또 역순으로 흐르고. 계절이 이렇듯 세로로 시차를 두고 움직이니 타임머신 타듯 시간여행도 가능하겠네. 더보기
sentimental lady Bob Welch - Sentimental Lady 더보기
홀로서기 같이서기 한창 피어나던 전성기엔 각자 뽐내기 바쁘고 홀로 서서 당당한 아름다움을 과시하지만 잎 떨어지고 시들해진 내리막이 되면 서로서로 손을 잡고 뭉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마지막까지도 홀로서기하던 친구들은 힘빠진 줄기가 몸뚱이를 지탱못해 땅에 길게 쓰러져선 흙에 비벼지며 생명을 다 하고, 손을 잡은 무리들은 꽤나 더 버티고 서서 마지막 정리를 할 시간을 가지더라. 더보기
보라연두 보라와 연두는 보색관계 빨다주귤노 노연풀녹초 청바파감남 남보붉자연 이리 외우면 평생 갈거라던 중1때 미술 선생님 생각난다. 더보기
세월의 속도 사람들 입에 밴 시간 참 빠르다 하는 얘기, 세월 잘 간다는 얘기이니 심심해서 찾아 본 세월의 속도 계산.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면 1년이니 지구 공전의 속도 계산. 초속으로는 대략 29km 시속으로는 대략 107,000km 숫자가 커서 감이 퍼뜩 안 오니 음속으로 환산하면 마하 88 속도 후덜덜하네, 이러니 세월이 후딱 지나고 빠를 수 밖에. 더보기
1+1=5 아스타 국화, 하나만 개별로 보면 그닥 매력적이란 느낌을 못 받는데 무리지어 군락으로 있으니 시너지가 급상승해서 참 이쁘다. 1+1이 5가 되고 6이 되는 느낌. 더보기
그 시절의 찌질 한 다리 건너 아는 이가 나이 마흔 넘어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단 얘길 들었다. 미혼도 많고 이혼도 많고, 40대의 연애가 흔한 시대니 드문 일은 아니다만 그 나이에 처음이라... 넘어야 할 산이 많겠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좋은 시간도 있겠지만 찌질하고 유치하고 다투고 울고불고의 과정도 있을테지. 아니 어쩌면 이런저런 사회경험과 인간관계를 겪으며 단단해지고 성숙해졌을테니 찌질의 과정은 건너뛸 수 있을지도. 더보기
men at work 더보기
산책소사 혼자 가을 다 보냈구나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 가을 자전거 나보다 키 큰 코스모스를 만나면 숲속의 맥도날드 고추 훔쳐 보기 (ㅡ.ㅡ) (Φ ᆺ Φ) 더보기
1분 독창회 한적한 교외 길 걷고있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 들린다. 키 큰 코스모스 수풀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가을 정취에 흥이 돋은듯 목청껏 볼륨도 크다. 소질은 없어보인다만 열심히 부르는구나. 하는 찰나에 순식간에 커브길을 돌아나온 그 가수는 복장 갖춰입고 자전거 타던 중. 나를 발견하고선 움찔, 나 또한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고 움찔. 노래 멈추고 민망한듯 고개 숙인채 후다닥 지나는 그에게 나도 어쩐지 미안해서 얼떨결에 엄지척. 스쳐 지나는 그의 옆모습 씨익,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 보고 나도 씨익. 더보기
계절 묻은 벽 뜨거운 햇살 벌겋게 달아 오르던 시간에 비지땀 흘리며 헉헉대며 지났던 곳들을 계절이 바뀌어 다시 지났다. 선선한 기운이 주는 여유와 쾌적함에 걷다 보니 지난 시간엔 보이지도 않던 장면들도 보인다. 기온이 바뀌니 세상이 바뀌고 내 맘도 바뀌고. 더보기
핑크뮬리 가을에 핑크뮬리 밭을 수차례 갔다. 좋아해서 여러 번 갔다기 보다는 주변에 너무 많으니까. 핑크색 아니었으면 크게 관심도 못 받을 생김인데 사람들이 핑크에 그리 열광을 하니 각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조성해 놓은 덕에 사방에 널렸다. 느낌이지만 몇 년 전 초창기의 폭발하던 인기에는 못 미치는 듯 하다. 여전히 사람 많기야 하지만 줄서서 입장하고 도떼기 시장같았던 느낌은 이젠 없더라고. 여기저기 많아서 희소성도 줄고 관람객 분산도 되니 그런 걸 수도. 잘 나가는 인기스타옆에 홀로 선 왕년의 스타 코스모스가 오히려 신선하다. 더보기
조금 서늘 집의 보일러 온수는 저중고 3단계다. 꽤나 긴 시간 저단계로 충분했고 그것도 샤워기 레버는 핫과 콜드의 중간에 있어야 했다. 오늘 비내리더니 한동안 이어지던 한낮의 쨍함도 사라졌고 저녁에 씻을 땐 샤워기 레버를 hot쪽으로 잔뜩 제껴야 했다. 연휴끝나고 출근인데 어찌 이리 딱 맞춰 기온 급락하는가. 더보기
누가 먹었나 그 많던 휴일은 누가 다 먹었나 아직 이틀 남았다만 고작 그걸로는 평소의 주말 느낌이라 긴 연휴의 풍요로움과 부자된 느낌은 이젠 없는거지. 이미 흘려보낸 며칠간은 명절에 치러야 할 의식과 일련의 이벤트에 쓰였기에 휴식같은 느낌은 없었다. 이제사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내 맘대로 컨트롤하고 나를 위한 시간으로만 쓸 수 있게 되었는데 달랑 이틀이라니, 안타깝도다. 더보기
한들한들 한들한들 노래덕이겠지만 찰싹궁합으로 너무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더보기
foxtail 강아지풀, 이게 곡식인 조의 조상격이라 옛날엔 식량으로 먹기도 했다지만 지금 시대에선 너무 흔하고 별 다른 활용처도 없고 미적으로 관심도 못 끌어 화초대우도 못받고 길가의 돌멩이 정도의 취급이다. 그래서 내가 애정을 좀 준다. 화초로 인정하기에 사진도 자주 찍는다. 벚꽃이니 장미보다 아마 더 많이 찍었을듯. 더보기
autumn leaves 시각적으로는 가을빛 무르익었지만 한낮의 햇살은 무척이나 뜨겁고 쨍하다. 시월이 코앞인데 온누리에 가을은 아직 이른가보다. 더보기
핑크뮬리 한가득 더보기
가을 아침 칠성사이다가 있는 풍경 더보기
경계선 경계선 맞닿은 시간. 낮과 밤이 겹치고 여름과 가을이 겹치며 느린 걸음으로 바톤을 넘긴다. 기계적으로 스위치 on / off 하듯 순식간에 팍팍 바뀌지 않음이 참 다행이다. 서서히 적응해라는 편안한 배려의 시간. 양쪽에서 절반씩 취해 비벼낸 오버랩의 시간에 보이는 풍경은 사진 찍기에도 좋다만 집에 갈 생각 서서히 차올라 마냥 느긋할 수는 없다. 마침 오늘 추분, 낮밤 길이가 같다는군. 내일부턴 그럼 밤이 길어진다는 얘기니 어느새.. 소리 절로 나네. 더보기
하수 나비 참 어렵다. 애들이 하도 촐싹대고 방정맞게 날아다니니까. 처음엔, 나비 찍으려고 나비를 쉼없이 따라 다녔다. 지금은, 한 번 앉은 곳에 높은 확률로 다시 온다는 걸 알고 앉아 기다린다. 나비도 그렇고 잠자리도 그렇더라. 이걸 깨닫기까지 나는 긴 시간 삽질과 진 빠지는 추격전을 했었다. 그렇게 몸으로 배운 팁인데 알고보니 인터넷에 나비 촬영에 대해 검색하면 항상 나오는 내용이 그거더라. 진작에 알았더라면.. 더보기
고도근시의 세상 이따금 이렇게 찍는 이유는 안경 벗고 보는 풍경과 꽤 닮아서인데 몽롱한듯 아릿한 장면같은 것에 혼자 필받기 때문이다. 시력이 나쁘단 게 일상 생활에서 단 하나의 이점이 있을리 만무하다만 고도근시의 눈으로 보는 세상풍경이 미적으로는 느낌있다라고 생각한다. 뭉그러진 사물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색감의 가감도 제멋대로라 익숙한 풍경을 헤까닥 뒤집어 추상의 영역으로 만들어 주는 맛이 좋더라고. 특히 야경 풍경은 더 맛이 난다. 내 시력이 나쁘단 걸 인지한 건 이미 초딩때였다. 칠판글이 안 보였으니까. 안경을 맞춘 건 근데 고2였다. 이상한 고집? 내지 미련으로 근시를 그냥 방치한거지. 안경없이 근시로 일상을 꽤나 긴 시간 살다 보니 거기에 적응을 했달까? 안경을 맞춘 이후로도 수업시간외엔 끼질 않았다. 대학에서.. 더보기
seasons change Susie Suh - Seasons Change 더보기
정상인 모드 금토일 삼일을 쉬었고 금토는 침대에 붙어 살았다. 자다 깨고 먹고 자고 폰 좀 보다 자고 그리 이틀을 보냈더니 허리가 아프다. 여기저기 관절부위 아파오는 나이에 유일하게 이것만은 아직 괜찮다 라고 느끼는 부위가 허리였는데 이틀을 누워 지냈더니 통증이 오는군. 그래서 일요일엔 억지 외출을 했고 서서 활동하고 자연속을 걷고 하는 시간을 가지니 회복도 되었고 기분도 한결 낫네. 오늘도 폐인모드로 보냈으면 지금, 일요일 늦은 오후 아마 한없이 가라앉아서 멍해 있었을테지. 더보기
꽃무릇 2차 이것도 일주일 전의 사진이라 여전히 좀 이르다. 꽃무릇은 그러고보니 소나무 숲과 함께있는 경우가 많군. 노랑 꽃무릇에 노랑 망태 버섯이라니 어쩌다보니 맞춤배색. 여긴 밀양 표충사 입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