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을 형이라 못 부르고 썸네일형 리스트형 형을 형이라 못 부르고 나는 장남이고 인간관계의 폭도 그다지 넓지 못해서 살면서 형이나 누나라 부를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어린 시절엔 형이나 누나란 존재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같은 게 있어서 방학때면 항상 며칠씩 묵고 왔던 시골 외가쪽의 이종 사촌 형들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머무는 내내 졸졸 따라 다녔었다. 더욱이나 아버진 혼자시기 때문에내겐 사촌도 전혀 없던 터라 이종형들에 대한 나 혼자만의 짝사랑은 은근히 각별했었다. 동갑이나 손아래의 이종들이 있었음에도 형들을 따라 다니고 그 속에 어울려 있는게 더 좋았었는데, 형들은 아마 귀찮았으리라. 도시에서 온 코흘리개가 자꾸 따라 다니며 귀찮게하고 개구리 메뚜기 잡으러 논이며 개울로 다니며 노는데 그런 생활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친척 동생은 얼마나 민폐였겠는가. 방에 걸려 있던 까만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