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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이

유튜브로 시간 떼우다가 어느 젊은 부부의 브이로그를 봤는데 둘 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생방이었나 보지, 시청자가 벌칙으로 장기 자랑 1시간, 어쩌고 하는 얘길 했다. 부부는 동시에 눈을 크게 뜨며 그게 왜 벌칙이야? 하루 종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데? 라고 했다. 역시! 흥부자들은 다르군. 내 속에 없는 인자중 하나가 '흥'이다. 장기자랑 1시간 or 현금 백만 원 내기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난 고민도 없이 돈 낼듯. 더보기
1분 독창회 한적한 교외 길 걷고있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 들린다. 키 큰 코스모스 수풀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가을 정취에 흥이 돋은듯 목청껏 볼륨도 크다. 소질은 없어보인다만 열심히 부르는구나. 하는 찰나에 순식간에 커브길을 돌아나온 그 가수는 복장 갖춰입고 자전거 타던 중. 나를 발견하고선 움찔, 나 또한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고 움찔. 노래 멈추고 민망한듯 고개 숙인채 후다닥 지나는 그에게 나도 어쩐지 미안해서 얼떨결에 엄지척. 스쳐 지나는 그의 옆모습 씨익,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 보고 나도 씨익. 더보기
파인애플 단상 나는 과일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굳이 그중 좋아하는 걸 고르자면 복숭아 자두 딸기 파인애플 정도의 순서이다. 파인애플은 과일 그 자체가 좋다기 보다는 이따금 마시는 탄산음료를 고를 때 1순위기에 순위에 든거다. 파인애플이, 그냥 먹기엔 너무 번거로운 모양새니까 과일로 사먹을 생각은 평생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듯이 마트 장을 보면서 깡통에 든 파인애플을 샀다. 먹기 편하게 해뒀는데 왜 진작 생각을 못했을까 하면서. 잠시 고민, 델몬트와 돌(dole)의 두 브랜드가 있다. 뭘 사야하나? 용량은 같고 델몬트가 1000원인가 더 비쌌다. 맛이야 비슷할테지, 싼 걸로 간다 하며 돌을 골랐는데 맛이 기대 이상 훌륭하다. 그렇다면 델몬트는 더 맛있단 말인가 싶어서 다음 장을 보면서는 델몬트를 사봤.. 더보기
-2 오늘 나는 두 살 어려졌다. 하하 싶었는데 회사 한 살 어린 직원이 내는 한 살 어려졌으니 우리 이제 동갑이네요? 하는군. 음.....이건 또 예상 못했네. 더보기
내가 나를 본다 최근에 간혹 느끼는 경험인데 일상에서 뭔가 자잘한 일들을 할 때, 빨래 개고, 설거지 하거나, 물건 정돈 하거나 등등 그 일을 행하는 나 자신이 대단히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유체이탈을 해서 내가 나를 바라보는듯한? 내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듯한? 내가 제3자가 되어 나를 지켜보는듯한 느낌? 건축조감도처럼 내려다 보는 시선으로 내가 보이는? 표현하기가 힘든데 하여튼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그걸 느끼는 순간 기분이 참 이상해지는데 예전에 없던 경험들이다. 대략 1년 쯤 된듯. 그 이상의 별다른 감정변화나 상황은 없으니 기분만 묘할 뿐 특별히 걱정하진 않는다만 심리상담을 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우리 나이에 겪는 감정이벤트중 새로이 추가된 느낌이다 싶은 것들의 대부분은 나이탓이라 하더군. 별스러운 거 없으니 .. 더보기
그 곳에 가면 도심을 벗어나 들판이 있고 논밭이 보이는 풍경속을 걸으면 도심에서 통용되는 소소한 규칙들은 자주 무시된다. 동네 강아지들 목줄? 대부분 없다. 그걸로 시비거는 이도 없으며 그것이 원래의 풍경인듯 자연스레 녹아난다. 거기서 목줄 없다고 신고하니 마니 하며 폰 꺼내는 사람은 정의로운 모범시민이 아니라 상황대처에 대한 융통성이나 유연성이 부족한 사람이겠지. 낯선이에게 말걸기? 길에서 만난 낯선이에게 뚜렷한 목적도 없이 말을 툭 던지기도 하고 짧은 인사도 건넨다. 도심에서야 길 물을 때나 도를 아십니까 아니면 상상 못 할 상황이지만 이곳에선 낯선 두 사람간의 뜬금없는 길거리 무심한듯한 대화가 자연스럽다. 교통법규라든가 주차문제? 대충 무시되고 대충 세운다. 이건 좀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문제지만 뭐..내가 할.. 더보기
휴일소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