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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쳐 간 생각들

 

 

 

 


1
거실에서 스치며 본 베란다 밖 풍경,  맞은 편 동에 사다리차가 있고
빈 수레가 내려가는 걸 봤다. 1초 남짓 스쳐 간 풍경.
나는 베란다를 떠났고 책상에 앉아 곰곰히 생각한다.
빈 수레가 내려간다?
이사를 가는 것인가 오는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이 금방 생각 안 나서
머리속으로 한참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했다.



2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슈퍼.
어두운 형광등, 낡고 조악한 진열대, 품목도 드문드문.
어지간하면 외면했던 동네 슈퍼의 가격들이 알고 보니 
길 건너 대기업 브랜드를  달고 있는 창고형 매장보다 
오히려 싼 게 많았다.
이럴 수가!



3
카메라 가방, 장비는 늘지 않았는데
그 무게가 이제 참으로 부담스럽다.
어깨가 너무 아프다. 캐디가 필요하다. 


4
한영 확인 안 하고 치다가 주루룩 지우고 다시 치느라
일생 허비한 시간의 총합은 얼마일까.


5
버스 끊긴 시각, 한 밤의 도로를 달리다 보면 
차고지로 가는 빈 시내버스를 자주 만나는데
자신감 넘치는 드라이빙 스킬과 그 맹렬한 속도에 흠칫한다.
가급적 곁에 안 가려 하지만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어느 차 뒤에 서면
굼뜨지 않고  시원하게 달려줄까 고민스럽다면
그런 버스 뒤가 차라리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