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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고도근시의 세상

 

 

 

 

 

 

 

 

이따금 이렇게 찍는 이유는

안경 벗고 보는 풍경과 꽤 닮아서인데

몽롱한듯 아릿한 장면같은 것에

혼자 필받기 때문이다.

 

시력이 나쁘단 게 일상 생활에서

단 하나의 이점이 있을리 만무하다만

고도근시의 눈으로 보는 세상풍경이

미적으로는  느낌있다라고 생각한다.

 

뭉그러진 사물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색감의 가감도 제멋대로라  

익숙한 풍경을 헤까닥 뒤집어  추상의

영역으로 만들어 주는 맛이 좋더라고.

특히 야경 풍경은 더 맛이 난다.

 

내 시력이 나쁘단 걸 인지한 건

이미 초딩때였다. 칠판글이 안 보였으니까.

안경을 맞춘 건 근데 고2였다.

이상한 고집? 내지 미련으로 근시를 그냥 방치한거지.

 

안경없이 근시로 일상을 꽤나 긴 시간 살다 보니

거기에 적응을 했달까?

안경을 맞춘 이후로도 수업시간외엔 끼질 않았다.

대학에서는 그 덕에 뒷말을 좀 듣기도 했다.

선배를 만나도 인사할 줄을 모르니까.

ㅎㅎ 나야 안 보이니 누군지 알 턱이 있나.

 

어쨌든,

무지 눈이 나쁨에도

안경없이 세상을 보는 생활을 계속 병행했기에

흐릿한 세상풍경에 대한 뭐랄까....

편안함? 익숙한 친밀함? 이 내속엔 있다.

근시로 본 세상을 사진으로 재현하듯 가공하며

혼자 즐거워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