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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런 매력

 

 
 

일전에 쓴 적이 있는 주말 농부하는 지인,
주중에 직장인으로 바쁘게 살고, 주말엔
각기 위치도 멀리 떨어진 두 군데 텃밭을 관리하랴
더 바쁘다 했었지, 그 와중에 사찰의 불자모임
간부를 맡아 그 업무 또한 들어보니 만만찮았기에
내가 얘기 듣는 내내 그의 강철체력과 스테미너에
혀를 내둘렀는데, 마지막에 한숨 쉬며 했던 얘기,
"내 너무 피곤해서 간부직은 내려 놓았습니다"
나는 그 얘기에 너무 유쾌한 기분이 되었다.

회사의 공장장님,
일에 있어서는 너무도 철두철미하고 
깐깐하기가 어휴...말도 못한다.
fm같은 일처리를 하는 완벽주의자에 
손 맵시 있고  일을 두렵거나 귀찮아 하지 않으며
한가하면 스스로 찾아서 일한다.
그 직책에도 청소등의 궂은 일 마다하지 않으니
함께 일하기 피곤한 타입일 수 있는데
그 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 또한 큰 틀에서
그런 식의 자세로 임하기에 그 분과의 근무가 
피곤하지는 않다.
하여튼, 그래도 그 분 또한 사람이니
아주 간혹 실수를 할 때는 있다.
그 실수로 두 번 일을 해야거나 뒤치다꺼리를 
도와야 하는 일들이 있긴 한 것이다.
아니 어째 그런 실수를 했대요 내참...
하며 핀잔을 주면,
"그러게 말야....."
하며 풀 죽은 목소리로 머릴 긁적이는데
그 모습에 나는 또한 유쾌한 기분이 된다.

그런 모습들이 내겐 매력으로 보인다.
그들의 허술한 모습, 약한 모습과 실수들.
로보트도 아니고 컴퓨터도 아니었던 거다.
그냥도 좋아하지만
그들이 더욱 좋아지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