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마음가짐
요즘 식당에는 커피를 뽑아 마실 수 있는 조그마한 커피머신을
대부분 구비해 두고 있다.
그건 그냥 서비스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
그걸 운용하기 위해선 일정 비용이 꾸준히
들어가지만 주인들은 그 정도야
제공해야지 하는 마인드로 그 비용을 감수한다.
초기엔 100원 동전을 넣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 대부분은 공짜이다.
100원짜리 하나라도 받고 싶은 맘이 내심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식당에서 공짜인 분위기로 가는데
자기만 100원 받는건 너무 쪼잔해 보이고
이따금 가벼운 항의도 듣게 되는 것이다.
딴데는 다 그냥 주는데 여긴 굳이 동전 넣어야 되네? 하는 불만.
손님 입장에서, 거긴 커피 머신 없으니 밥먹으러 가지 말자
할 가능성은 사실 많이 낮다.
100원의 이익을 위해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게 장사의 속성이니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영해야 하는 주인 입장에선
아예 없애 버리면 비용절감도 되고
테이블 회전율도 더 높일 수가 있어 이익인데도
굳이 유지비 들여가며 공짜커피를 제공한다.
게다가 커피머신은 이제 보편화된 현상이라 그 식당의 장점이 될 수도 없고
홍보의 수단이 될 수도 없지만 꾸준히 운용한다.
장사하며 이 정도 비용은 기본적 홍보및 운영비라
생각하니 그 비용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즉 그 비용이 아깝다에서
이런 것도 다 서비스고 홍보다 라는 생각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적극적이고 비싼 비용이 드는 홍보를 한다면
가게앞에서 도우미들 불러서 이벤트를 할 수도 있고
초저렴한 비용의 홍보라면
눈길을 끌만한 안내 문구 같은걸
가게앞에 A4용지에 매직으로 써 붙일 수도 있다.
용지값과 매직값 정도 들겠지 아마?
이렇게 홍보를 위해선 많든 적든 돈이 들게 마련인데
귀찮고 비용이 아까워 안 하려면
최소한 손님에게 친절하게는 대해야 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장사의 속성상 100원 이라도 남겨야 하고
그 대원칙을 위해 때론 많은 주인장들이 손님을 냉혹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수퍼에서 뭔가를 사고 100원이 모자라면 어찌해야 하나.
100원이 없네요. 죄송하지만 좀 깎아주세요.
아이고 100원이 모자라네...다음에 살게요.
100원 그거 다음에 오면 드릴게 지금 그냥 좀 주세요.
위 셋 중 하나 일테고 그럼 주인은 어찌 나올까?
100원 그거 그냥 놔두세요.
할 수도 있고 냉정하게 안 된다며 거절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100원을 안 받고 파는 주인은 100원 손해를 본 것이고
100원 손해 날 걸 막아낸 주인은 이익은 못 봤지만 최소한 손해는 막아낸 것인가?
100원 없다고 물건 안 판다 하거나
팔긴 팔지만
불쾌한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으며 건네 준다면
그 결과는 정색하며 거절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손님 입장에선
자기 과실보다는
그 주인 참 쌀쌀맞고 냉정하네 하는 마음으로
만약 같은 업종 다른 가게가 근처에 있다면 다음부턴
그 곳을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굳이 돈을 들여서도 홍보를 하고 내 매장의 이미지를 좋게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는데 왜 100원을 손해보기 싫어서
한 명의 손님을 쌀쌀맞게 대하는가.
그리 한 번 허용해 주면 점차 100원 없다는 사람들이
불어나서 월 기준 연 기준으로 보면 순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까 봐서?
그보다는
손해보고 장사하면 안된다 라는.
장사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판매행위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이고
반사적인 반응을 보인 것일 뿐이다.
생각과 관점을 달리 해보면
그 100원 웃으며 깎아주는건 홍보이다.
100원의 비용으로 하는 작은 홍보.
그 주인 참 친절하더라 하는 인상을
한 사람에게 심어주는데 100원이면 투자할만 하지 않은가?
소문듣고 100원만 깎아줘 하는 손님이
매월 100 명이 와봐야 만원이다.
공짜 커피도 주고 플랭카드 써 붙이고 하며 홍보도 하는 마당에
100원을 깎아 줌으로써
한 사람의 고객에게 친절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홍보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안될까?
100원을 할인받은 손님이
주변 2명 3명에게 그 가게 참 좋더라 라는 적극적인 홍보는 당연히 안 해준다.
별거 아닌 100원 따위는 금새 잊어 버릴테니까.
하지만 최소한 그 손님은 다음 번에도
그 가게를 간다. 물론 100원 적게 들고 가서 깎아 달라 하지도 않는다.
그러면 100원 때문에 냉정하게 거절당한 사람은?
주변 2명 3명에게 거기 주인 참 쌀쌀맞더라 하고 말할 가능성이 조금은 있지만
자기의 잘못으로 바탕했으니 적극적 안티활동에 나서진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자기 자신은 다음부턴 그 가게를 가기 싫을 것이다.
물론 냉정한 거절을 쿨하게 받아 들이고 그 곳을
계속 이용하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지만...글쎄?
공짜커피의 경우와 같다.
100원 깎아 주는건
적극적 홍보는 아니지만 최소한 빈정상한 고객 탄생은 막아주는 것이다.
그런 물렁한 자세와 마인드로
적은 돈을 우습게 보면
성공 못 한다고 한다면
그건 너무 오버스런 논리확장에 멀리 나간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100원으로 든 것이지
적은 돈을 하찮게 여기란 얘기가 아니다.
끝자리 막 깎아주고 외상도 뿌려가며
하란 애기는 더욱 아니다.
요지는 생각의 전환을 통해서
조금은 다른 마인드로 바라보고
손님을 대하면 좋겠단 얘길 하고 싶었을 뿐이다.
참 당연한 얘기지만
장사는 자기를 파는 것이고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이게 진짜로 하고 싶은 내 말의 핵심 요지인데
주인, 자기 자신도 자기 가게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손님의 입장이 된다는 사실을 늘 기억했으면 한다.
이상
물렁한 마인드로 적은 돈을 우습게 알고
장사 십여 년 해서 시원하게 말아 먹은 모지리가 씀.
※ 혹시나 붙이는 말인데, 사진과 글 내용은 전혀 상관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