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목련은

오거스트 8월 2015. 3. 20. 08:22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가슴 빈 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 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아픈 가슴 빈 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아픈 가슴 빈 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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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우체국 화단에 목련이 피었다.

주초에만 해도 숨죽이고 있더니

언제 이렇게 급한 행보를 한 건가.


목련은 잎이 커서

한창 피어 있을 때는 

청초하고 품위있는 기운이

멀리까지 느껴지는데


지기 시작하고 때맞춰 봄비라도 오면

휘청거리는 큰 몸짓으로 털썩하고

소리라도 낼듯한 기세로 땅에 엎어진다.


엎어진 곳이 풀밭이나 흙 위라면 또 좀 나은데

시멘트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은

마치 쓰러진 생명체 같은 느낌이라  참 슬픈 모습이다.


매화가 피면 이윽고 목련이 필거란 걸 알고 있다.

이즈음 목련나무 아래를 지날 땐 그래서 

"아직 안 피었군. 다행이다."

하며 지나게 되는데 그게 어제로써 끝이 났다.


피기도 전에 지는 것에 대한 걱정을 받는 꽃.

목련이 피면 그래서, 가슴이 철렁한다.


목련은

지는게 아니라 추락해서 쓰러지는 것이다.












양희은 - 하얀 목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