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가을입성

오거스트 8월 2024. 9. 23. 19:29

 

 

 

비가 왔지만 

비오는 바닷가 풍경을 찍어야겠단 맘에 집을 나섰다.

 

카메라는 일년 내내 차 트렁크에 실려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다.  지하 주차장에서 출발하며

옆자리로 카메라를 옮겼어야 했던 것이다.

 

이 날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목표한 장소에 도착했지만 도저히 차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문 열고 내려 트렁크 열고 주섬주섬 카메라 챙기는 1분 가량이면

바다에 침수된 차에서 간신히 탈출한 모습이 되었으리라.

까짓! 한 손에 우산, 한 손에 카메라들고 한 번 도전?

우산만 들고 잠시 나가 보고선 1초만에 만용임을 깨달았다.

우산이 비 피하는 용도가 아니라 화살 막는 방패가 된듯

후두려 때리는데 전의 완전히 상실.

결국 차에 앉아 구경하고 음악이나 듣다 귀가했다.

그 밤에 처음으로 에어컨도 선풍기도 쉬었다.

그리고 새벽엔 지진 때나 봤던 싸이렌 동반한 폭우 관련 재난문자가 연신 울렸다.

참으로 극적이고 요란한 가을입성.

 

 

 

차에 앉아 녹음한 빗소리